[도서리뷰, 책필사] 가재가 노래하는 곳
Posted by 해랑쓰 블로그 (Haerang's blog)
아버지는 웃지 않았지만 차분한 얼굴이었다. 수염을 깎지 않아 텁수룩했고 왼쪽 관자놀이 위로 감지 않은 검은 머리카락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맑은 정신이었다. 아버지는 허리를 굽히고 그물망으로 낚아채고는 털썩 주저앉더니 무릎을 치며 환호성을 올렸다. 카야가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카야는 만면에 웃음을 띠었고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보며 둘 만의 유대를 굳혔다. 단어가 이렇게 많은 의미를 품을 수 있는 지 몰랐어. 문장이 이렇게 충만한 건지 몰랐어. 아주 좋은 문장이라서 그래. 모든 단어가 그렇게 많은 의미를 품고 있는 건 아니거든. 갈 수 있는 한 멀리까지 가봐. 저 멀리 가재가 노래하는 곳 까지 우리 두뇌는 아무리 써도 꽉 채울 수 없거든. 우리 인간은 마치 기다란 목이 있으면서도 그걸 안 ..